터미네이터 4-타임 패러독스와 패러럴 월드의 문제. by 위장효과


터미네이터 4에서 목소리만으로 출연한 사라 코너-솔직히 린다 해밀턴의 찬조 출연을 바란...-는 아버지 카일 리스를 꼭 만나고 살려야 한다고 아들 존에게 계속 강조합니다. 이것은 1984년의 1편과도 연관되는 이야기인데 미래에서 카일을 보낸 것은 바로 존 코너 본인이거든요. 카일 자신은 사라를 보호하기 위해 과거로 가지만 끝끝내 자신이 존의 아버지라는 사실은 모릅니다.-터미네이터1에서 카일이 전사하는 장면으로 봐선 몰랐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반대하시는 분도 많겠지만요.
 
반군 지도자 존은 결국 자신의 존재를 만들기 위해서 과거로 자신의 아버지를 보낸 셈이죠.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사라 코너는 분명 1984년 어느 시점에서 카일 리스를 만났고 존 코너를 임신합니다. 그리고 사라는 이후 심판의 날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죠. (그에 대해서는 T2에서 존이 투덜대는 형태로 나옵니다.)

그런데 디렉터 에디션 엔딩-인터넷에 많이 돌고 있죠. 심판의 날은 결국 오지 않고 존 코너는 상원의원이 됩니다-대로 한다면 미래에서 카일을 과거로 보낼 이유도 존재하지 않고, 동시에 미래에서는 기계들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으니 터미네이터가 올 일도 없어져 버립니다. 설령 존이 "내가 태어나야 하지!"하고서 카일을 찾아내서 과거로 보낸다 해도 사라를 죽일 터미네이터는 안 옵니다. 그러면 둘은 만나도 별일 없이 스쳐지날 수도 있고, 만나서도 티격대다 헤어질 수도 있습니다. 카일에게 주어진 임무는 "사라 코너를 보호하라"일 뿐 "사라 코너를 임신(!!)시켜라."가 아니었습니다. 설령 미래에서 카일보고 존이 "우리 엄마 임신시켜줘!"라고 명령 내릴 수도 없는 (점점 설정이 막장화...) 상황입니다. 무슨 터미네이터 짝퉁 에로 영화 터미로이터도 아니고... 그래서 존 코너가 태어나지 않는다면 과연 일은 어떻게 될까요?

흔히 영화사에서 현재 완성된 T2의 엔딩을 밀었다고들 합니다만 카메론 감독의 원안대로 한다면...영화 전체의 기반이 흔들려 버리는 사태가 벌어지겠군요. 존 코너를 굳이 살리러 카일이 갈 필요가 없습니다. 인간을 절멸시키려는 기계들이 없는데요.

비슷하게 타임 패러독스에 대해서 다룬 영화...파이널 카운트다운과 백투더퓨쳐...가 있겠군요-뭐 엄청나게 많습니다만 당장 기억나는 게 두 개입니다.- 파이널 카운트다운에서는 원자력 항모 니미츠호가 진주만 기습 직전으로 시간여행을 갔다가 결국 돌아오는데 항모비행단장-이었나??-만 돌아오지 못하고 나중에 그가 군수업계의 거물이 되어 니미츠호를 건조하는 주역이 된다...로 스토리가 흘러갑니다. 영화 초반부 출항 직전 "도대체 이 항모를 계획한 그 사람, 어떤 사람입니까?" "세상에 나서기 싫어하는 성격이라던데요."식의 대화가 함장과 기자사이에 오고 갑니다. 영화 말미에 기자는 당사자-즉 조선소 사장을 만납니다. 그 마지막에 그의 신분을 암시하는 장면이 잠깐, 아주 기막힌 방법으로 나오고, "아니, 당신은...비행단장님????" "정말 우리 부부는 당신을 오랫동안 기다렸지요."로 영화는 끝납니다. 그 사이, 니미츠 항모 전투단은 결국 일본연합함대의 진주만 공습을 막지 못하고 원래 자기 시대로 돌아옵니다만.

맥지 감독이 터미네이터 4-Terminator salvation이라 제목을 지었는데 국내 개봉시 "미래 전쟁의 시작"이라 부제를 붙였습니다.-를 내놓으면서 이제 그 카일과 터미네이터가 각각 과거로 어떻게 가게 되는지 과정이 밝혀지겠군요. 과연 일은 어떻게 진행될지 심히 궁금합니다. 터미네이터 크로니클-사라 코너 연대기까지 포함시키면 그야말로 스토리가 산으로 기어 올라갈 가능성이 커지니까 제외하고 싶은데, 이번 영화에서는 한가지 크로니클과 관련된-혹은 저 혼자만 그렇게 믿는- 대사를 스카이넷이 말합니다.

"어떻게 하면 인간들에게 침투할 수 있었는지 그 방법을 알아냈다." 마커스보다도 크로니클에 나왔던 여성형 터미네이터가 그 해답이 아니었을까요? 아마도 모를 일입니다. 남의 아이디어 함부로 도용하는 것도 좋은 생각은 아닐 겁니다^^(그런데 사라코너 연대기와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같은 제작사 작품인가요?-그런 것도 좀 조사하고 글 써야 하는데 이놈의 귀차니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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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오토군 2009/06/22 11:53 # 답글

    1. 왜 터미네이터는 사라나 존 코너를 '콕 찝어서' 죽이려 하는가. 그냥 인근에서 핵자폭만 해도.(…)

    2. T1에서 터미네이터가 그 둘이 '분위기 잡는 것만' 방해해도 기계의 승리.(…)

    저는 이 두가지 명제가 머릿속에서 떠나가지 않습니다.(이봐 스카이넷. 너 드라마 안보지?)
  • 위장효과 2009/06/22 12:00 #

    스카이넷이 만약 인간에게 정복당한다면 그들 최대의 실책은 바로


    "한국 방송 3사의 막장 드라마에 대한 분석 소홀"이 될 겁니다.
  • 택씨 2009/06/22 12:52 # 답글

    ㅎㅎㅎ. 스토리 전개에 따라서 에로터미네이터가 될 수도 있군요.
    예전에 비슷한 애로영화 제목이 있지 않았나요??
  • 위장효과 2009/06/22 13:05 #

    그게 바로 터미로이터...였을 겁니다^^;;;. 어디서 아놀드 주지사행님 닮은 배우를 잘 골라왔지요.
  • 마바리 2009/06/22 13:38 # 답글

    제가 이 글에 댓글 달기 위해서 이글루스 가입했습니다...^^

    91년에 터미네이터 2를 이대 앞 극장에서 봤는데, 제가 본 엔딩은 디렉터 에디션 엔딩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결말을 이야기하는데, 차이가 있어서 매우 당황했습니다.

    어이 없어서 비디오까지 봤는데, 제가 본 엔딩하고는 다르더군요. 제가 본 엔딩이 디렉터 에디션 엔딩이었다는 것은 한참 지난 후에 알았죠.

    p.s.
    근데, 에로 비디오가 터보레이터 아니었나요?
  • 위장효과 2009/06/22 14:13 #

    터보레이터였나요? 하여간...설정이 정말 깼습니다. 비슷한 만화도 성인잡지에 연재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 행인1 2009/06/23 16:57 # 답글

    이제는 왠지 스타트렉 비기닝마냥 된듯합니다.
  • 위장효과 2009/06/23 17:00 #

    스타트랙비기닝은 "프리퀄이란 이런 것이야!"라고 할 만 하죠. 배트맨 비긴스와 더불어 말입니다. 반대로 터미네이터 4는 "프리퀄 이렇게 만들면 안돼!"의 좋은 본보기가 될 듯.
  • 이준님 2009/06/25 08:53 # 답글

    1. 터보레이터는 좀 말씀드리긴 그런데 몇건은 진짜 촬영하고 대부분의 "명장면"은 실제 촬영내지는 발매된 자사 노루표 필름을 그대로 돌렸습니다. --;;; 그래서 좀 촬영장면하고 안 맞는 부분이 나옵니다.OTL;;;; 그나마 한국판은 T2가 인기를 얻은 뒤에 나온 탓에 터보레이터 1과 2를 편집 --;;해서 나왔습니다.

    2. 1편 삭제 장면이나 2편 삭제 장면에서 나름 평행우주론을 언급하기도 하지요. 2편에서 삭제된 카일리스가 나오는 장면에서 "역사는 바뀐다" 운운이 나오니까요.

    3. 그래도 나름 저예산으로 "구세주와 처녀수태?"철학을 깔았던 완벽한 닫힌 우주인 1편이 그래서 명작이라는건 부인할수 없습니다.

    PS: 미국 대중소설이나 동인지 대중영화의 평균 기준으로 본다면 T4나 터미네이터 시리즈 전체의 이야기 날라감과 설정파괴는 평균 이상으로 보면 됩니다. (소설판인 듄 프리퀄 시리즈의 악몽이나 전기톱살인마나 제이슨 프리퀄을 본다면 덜덜덜)
  • 위장효과 2009/06/25 09:12 #

    역시나...명작은 그래서 명작이군요.
  • 배트맨 2009/06/27 02:07 # 답글

    린다 해밀턴은 많이 늙었나봐요. 목소리 출연만 한 것을 보면요. 어줍짢은 CG로 살려낸 아놀드 형님과, 고민 안하고 집어넣은 명대사들(제임스 카메론 작품의)을 망가뜨린 것 보다, 린다 해밀턴 특별 출연으로 한 방에 관객들을 보낼 수 있었을텐데요. 저는 마이클 빈도 그렇게 보고 싶었습니다. 단 몇초만이라도요.

    디렉터 에디션 엔딩은 못봤습니다. 그런데 글을 읽어보면 이건 뭐 그럼 완전히 카일 리스와 사라 코너의 위험한 불장난일 뿐이네요. 팬들 허탈해질 것 같아요. T.T (카일 리스는 왜 와서 고생이냐라고 하기엔... 그래도 불꽃을 태웠다는.. 그런 결론이.. ^^)
  • 위장효과 2009/06/27 08:04 #

    디렉터 엔딩은 별 거 아닙니다^^. 나이든 사라 코너가 공원 벤치에 앉아있고 그 앞 놀이기구에서 존과 부인, 그리고 아이가 신나게 노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사라의 나레이션이 흘러가죠. 거기다가 제 못된 상상력을 좀 덧붙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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